[김석기의 미술여행] 이탈리아 밀라노,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최후의 만찬’

  • 입력 2022.11.12 22:30
  • 수정 2022.11.12 22:41
  • 기자명 김석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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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 두오모
밀라노 두오모

밀라노는 이탈리아 북서부 ‘롬바르디아’ 자치주에 있는 이탈리아 최고의 산업도시이자 세계적인 패션 예술의 중심지이다. 비옥한 곡창지대의 풍부한 농산물과 생사(生絲)가 많이 생산되어 튼튼한 경제적 기반을 갖추고 있는 이 도시가 1800년대에는 상업도시로 발전하던 것이 1900년대에 들어서면서 면방직, 고무, 전력, 기계, 제철, 자동차공업 등이 발달한 공업도시로 변모하게 되었다. 이탈리아 대부분의 대기업 본사가 이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식 자본금의 약 40%가 이곳에 집중되어 있고, 박물관, 대학, 미술관 등 문화와 전통을 자랑하는 역사적 건축물들이 많이 들어서 있으며.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아름다운 건축물은 밀라노의 중심부에 위치한 ‘두오모 성당’이다. 세계에서 네 번째라는 밀라노의 ‘두오모’가 세계에서 세 번째라고 하는 피렌체의 ‘두오모’와 자존심 경쟁을 하고 있다고 한다. 
  

밀라노 가는 길_김석기 작가
밀라노 가는 길_김석기 작가

 

밀라노의 ‘두오모’는 1386년 ‘잔 갈레아초 비스콘티’에 의하여 착공되었고, 1809년 나폴레옹의 명에 의하여 완성된 것을 계속 보완하여 완전한 마무리는 1851년에 이루어졌다. 이탈리아 고딕양식의 대표적 건축물인 ‘두오모’는 그 길이가 157m, 폭이 90.2m, 높이가 108.5m로 장엄하면서도 화려하고 우아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성당이다. 첨단에 황금색 성모마리아 상을 비롯하여 2천여 개의 성인 조각상이 만들어져 있고, 135개의 첨탑들이 하늘을 향해 날카롭게 치솟아 고딕양식의 특징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내부의 ‘스테인드글래스’도 화려한 색채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엘리베이터도 인상적이다. 밀라노의 ‘두오모’가 세계에서 세 번째로 아름답다고 주장하는 이곳 사람들의 자존심을 이해할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서성이는 광장 주변은 고전적인 건물들로 감싸여 있어 무수히 흘러간 세월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금방이라도 달려들 듯한 기상으로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의 기마 동상이 주위를 날고 있는 비둘기들과 어우러져 ‘두오모 성당’의 아름다움을 더욱 환상적으로 만든다.     

르네상스시대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3년간에 걸쳐 완성했다는 ‘최후의 만찬’을 소장하고 있는 ‘산타마리아델레그라치에 교회’가 이곳에 있다.  
‘너희 중에 한 사람이 나를 팔리라’ 예수님의 예언을 듣고 있는 열두 제자의 놀라운 충격과 공간을 흐르는 침묵 속에 담담한 예수님의 표정은 ‘최후의 만찬’을 더욱 위대한 걸작으로 만든다. 예수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기 하루 전 제자들과 함께 가진 만찬에서 자신을 배신한 제자가 있음을 말씀하시고, ‘받아먹어라 이것이 내 몸이니라 이것이 죄 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하시고 빵과 포도주로 성찬의식을 행하셨다. 

 

밀라노 대성당_김석기 작가
밀라노 대성당_김석기 작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산타마리아델레그라치에 교회’ 식당 벽면에 예수님의 마지막 성만찬 장면을 ‘최후의 만찬’으로 그렸다. 작품의 훼손도가 심하여 그동안 일반에게 공개되지 못하던 것을 20여 년간의 복원작업을 마치고 1999년부터 다시 일반에게 공개하기 시작했다. 한 차례에 25명씩 15분간의 감상 시간은 충분하지 않지만 ‘최후의 만찬’을 직접 만나는 감동만으로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하다.    

세계 패션의 중심지답게 밀라노에는 명품매장이 즐비하다. ‘몬테 나폴레오네’, ‘스피가’, ‘산탄드레아’거리 등 명품거리가 사람들과 패션이 어우러진 풍성하고 아름다운 도시로 화려함과 사치의 극치를 보여준다. 유럽의 부자들이 이 거리로 모여드는 풍경 또한 다채롭다. 화려한 의상과 그들이 타고 온 명차들의 행렬이 눈길을 끈다. 부러울 것도 위축될 것도 없는 이국의 풍경 속에서 씁쓸해지는 마음은 어쩔 수가 없다. 아름다운 역사와 문화유산을 찾아보며 안목을 높이는 것으로 여행의 의미는 충분하지 않은가?

스포르제스코성 앞에서_김석기 작가
스포르제스코성 앞에서_김석기 작가

두오모 광장 옆으로 개선문 같은 아름다운 건축물로 지어진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회랑’이 있다. 카페와 레스토랑을 비롯하여 고급 물건들을 파는 매장과 거대한 서점이 있는 곳이다. 아치형으로 만들어진 회랑의 길이가 200m이고, 이 같은 건물 두 채가 십자형으로 만나고, 건물과 건물 사이는 유리지붕으로 연결되어 있다. 두 회랑이 교차하는 중앙 지점에는 아름다운 광장과 함께 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는 유리지붕이 있고, 그 높이가 47m나 된다. 한 여인이 피아노를 연주하고, 많은 사람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감상을 하고 있다. 아름다운 풍경이지만 소음과 연주가 뒤섞여 안타깝기만 하다. 음악을 즐기는 생활은 곳곳에서 이루어진다. 회랑을 빠져나오니 조그마한 광장에서 청년 십여 명이 검은 제복을 입고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고, 많은 사람들이 원을 그리고 둘러서서 갈채를 보내고 있다. 

네 명의 제자 조각상이 떠받치고 있는 거대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동상도 무명 연주자들의 음악소리를 들으며 물끄러미 맞은편에 있는 오페라하우스, ‘스칼라 극장’의 정문을 내려다보고 있다. 

 

밀라노 성당 앞에서_김석기 작가
밀라노 성당 앞에서_김석기 작가

 

오페라 가수라면 누구든지 이곳에서 한번 공연해 보고 싶은 꿈을 갖는다는 ‘스칼라 극장’이다. 3600석의 신고전주의적 양식으로 만들어진 ‘스칼라 극장’은 1778년에 완성되었으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으로 소실되었고, 1948년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재건되었다. ‘스칼라 극장’ 옆 박물관에는 베르디의 유품을 비롯하여 오페라 공연에 사용하였던 의상과 소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아름다운 도시에 아름다운 문화가 살아있는 것은 전통 깊은 역사의 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민의 전통문화에 대한 의식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우리 대한민국도 자랑스러운 전통과 역사를 가진 민족으로서, 다시 한번 미래를 생각하며, 전통을 중요시하는 마음으로 아름다운 문화를 새롭게 창출하는 현명한 민족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雨松 김석기(W.S KIM)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및 대학원 졸업
경희대, 충남대, 한남대 강사 및 겸임교수 역임
프랑스 몽테송아트살롱전 초대작가
프랑스 몽테송아트살롱전 A.P.A.M 정회원 및 심사위원
개인전 42회 국제전 50회, 한국전 45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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